허리 통증으로 인한 고통과 마음이 아픈 고통 중 어느 것이 더 아플까?

2021. 9. 9. 23:59직장생활 다이어리

     결론부터 말하자면, 구분할 수 없다. 엄밀하게는 하드웨어적으로 구분하지 못한다. 우리 뇌 전두엽 한가운데에는 '엔테리어싱글레이트 Anterior Cingulate'라는 고통의 중추로 불리는 기관이 있다. 몸이 아플 때 먹는 진통제는 아픈 신체 부위로 가지 않는다. 몸 안에서 분해되어 고통의 중추인 엔테리어싱글레이트로 흘러들어 가 세포를 진정시킨다. 재미있는 것은 사람 간의 관계에서 생겨난 아픔을 처리하는 뇌 영역도 바로 엔테리어싱글레이트다. 즉, 몸의 통증을 처리하는 영역이 마음의 통증을 처리하는 영역과 같기 때문에 하드웨어적으로는 구분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몸의 통증은 물리적으로 볼 수 있고 마음의 통증은 볼 수 없다는 특징 때문이겠지만, 우리는 몸의 통증과 마음의 통증에 서로 다르게 대처한다. 예를 들어, 교통사고로 큰 수술을 마친 친구가 있다고 가정하자. 우리는 그 친구가 충분히 편안하게 쉴 수 있게 해 준다. 몸에 좋다는 음식도 권한다. 아프면 고생이고 자기만 손해라며 절대 무리하지 말라는 따뜻한 위로도 표현한다. 반면, 이별이나 갈등으로 마음이 아픈 친구에게는 어떠한가? '무슨 그런 일로 유난이냐', '인생살이 다 그런 거지 뭐', '까짓 거 없었던 셈 쳐' 라며 별거 아닌 것으로 대하는 경우가 더 많지 않았던가?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는 그의 저서 <적정한 삶>에서 이렇게 말한다. 

 

인지심리학은 심리적, 사회적 고통 또한 신체적 고통 못지않게 다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내 눈앞에서 피를 철철 흘리는 사람을 모른척 하지 않듯
타인이 겪고 있는 내면의 상처 또한 심각하고 아프게 바라봐야 한다. 
<적정한 삶> p.33

 

 

    이 말을 나 자신에게 적용해 보자. 이런 저런 이유로 마음이 아프다면, 마치 몸이 아픈 환자를 대하듯 나를 대해줘야 한다. 나에게 괜찮은지 물어봐주고, 나에게 편히 쉴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마련해 주고, 나에게 영양가 있는 음식도 먹여주자. 나 자신도 이렇게 돌볼 수 있어야 다른 사람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더 공감하고 배려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우리네 직장인의 하루하루 일상은 어떠한가. 물론 직장에서도 기분 좋고, 기쁘고 좋은 일들을 왕왕 만난다. 그건 그것대로 기뻐하고 즐거워하면 된다. 그러나 대부분은 알게 모르게 감정 소모가 많고, 체력적으로 지치는 일들을 마주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이런 하루하루가 쌓이면 마음에는 병이 생긴다. 그런 때가 오면 스스로 죄책감을 갖거나 이런 것쯤 쿨하게 털어내지 못한다고 자책하지 말자. 나 자신을 돌봐주자. 넘어져서 무릎이 까졌을 때, 상처를 소독하고 연고를 바르듯이 내 마음의 상처에도 연고를 발라주고 상처가 아물기를 기다려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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