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를 나열하는 것은 50점짜리 결론, 나머지 50점은?

2021. 9. 23. 23:58직장생활 다이어리

    여러분은 최근 런칭한 신상품의 시장 상황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을 듣고 있는 중입니다. 발표자가(또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람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A. 이 상품은 고객의 절찬을 받고 있습니다. 판매점도 수주에 적극적입니다.
B. 이 상품의 생산을 늘려야 합니다.

 

    A와 B, 각각에 여러분은 어떻게 반응하실 것 같으신가요? A에 대해 예상해 볼 수 있는 반응은, "그래서 그게 어떻다는 거지?" 일 것이고, B에 대해서는 "왜 그렇지?" 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A 발표자는 이 물음에 대해 "팩트를 말씀드리는 겁니다."라고 대답할 것이고, B 발표자는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로 시작하여 주장에 대한 근거를 보탤 것입니다. 

 

    B 발표자의 설득력 있는 근거로 신상품 생산을 늘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얼마 후, 경쟁사들이 우리 신상품과 유사한 상품을 앞다투어 시장에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여러분은 담당자에게 현재 시장 상황 분석을 요청했고, 담당자는 분석 후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C. 분석해 본 결과 '가'는 이런 상황, '나'는 이런 상황입니다.
D. 현 단계에서는 '가' 계획을 우선해야 합니다.

 

    어떻습니까? 앞선 메시지와 비슷하게 반응할 확률이 높습니다. C 분석에 대해서는 역시나,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거지?". D 분석에 대해서는 "그래, '가' 계획에서 놓치고 있는 점은 없는지 한 번 더 면밀하게 검토하고 이상이 없다면 계획대로 진행하게!"라는 반응을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요? 비즈니스 의사소통, 프리젠테이션, 또는 메시지 전달에 있어서 항상 강조되는 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결론을 먼저 말하라."입니다. 그래서 "매출이 늘고 있습니다."나 "올해 전시회에는 전기자동차가 많이 등장했습니다."와 같이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사실을 나열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따지고 보면 이런 식의 의사소통이나 전달은 사실상 결론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입니다. 즉, 결론이 없기 때문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결론은 무엇일까요? <1분 전달력>의 저자 이토 요이치는 그의 저서에서 결론을 "사고(思考)"와 연결하여 설명합니다. 

 

"사고란 지식과 정보를 가공하여 결론을 내는 일이다." ... '지식'과 '정보'란 어쨌든 데이터입니다. '지식'은 '이미 내 안에 있는 데이터', '정보'는 '내 밖에 있는 데이터'입니다. 즉, '사고'란 '내 안에 있는 데이터와 내 밖에 있는 데이터를 가공하여 결론을 이끌어 내는 일'입니다.

p.61 <1분 전달력>

 

    이토 요이치의 설명에 따르면, "매출이 늘고 있습니다."나 "올해 전시회에는 전기자동차가 많이 등장했습니다."는 나의 밖에 있는 데이터, 즉 정보인 셈입니다. 이 정보에 내 안에 있는 데이터인 지식, 경험, 노하우 등을 함께 가공하여 어떤 결론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바로 "사고"를 통해서 결론을 낼 수 있고, 이 사고에는 사고를 하는 주체의 영역이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이미 많은 정보에 노출이 되어 있고, 찾으려고 하면 얼마든지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얻은 정보에, "나"라는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 노하우, 그리고 추구하는 가치 등을 설득력 있는 근거들과 함께 어떻게 잘 녹여내는지입니다. 앞으로 여러 비즈니스 상황과 업무에서 접하게 될 많은 정보에 여러분의 지식과 경험, 노하우, 그리고 여러분이 추구하는 가치 등을 불어넣어 보면 어떨까요? 아마도 여러분의 메시지는 듣고 싶은 이야기가 되고, 여러분 자신과 다른 사람, 그리고 팀과 회사를 움직이는 힘의 근원이 될 것입니다.